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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는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가

by moneyfreedom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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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에 영향을 주는 돈

돈이 많을 때는 어떤 문제가 생길까? 적어도 겉으로만 보면 부유한 사람은 돈 때문에 마음 심란할 일이 결코 없는 듯하다. 어쨌든 부자는 청구서를 못 갚아 잠을 설치지도 않고, 몸이 아플 때 병원에 가기를 꺼리지도 않는다. 게으르다거나 지저분하다거나 무식하다고 평가받지도 않는다. 그러니 돈이나 궁핍이 미치는 악영향에서 틀림없이 비켜나 있을 것이다. 이 말은 그야말로 사실이 아니다. 부와 특혜도 나름대로 심리적 영향을 미치므로 부자들도 가난한 사람만큼이나 부정적 편견을 마주한다.

 

1.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돈

돈이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소득이 중상층인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재원에 제약을 덜 받고 궁핍을 다룰 때 언급한 환경의 한계에도 덜 얽매여, 삶을 자신이 직접 선택하고 통제하기가 쉽다. 저소득층처럼 오염이 많은 동네에서 살지도 않고, 질 좋은 음식과 안락한 복지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특혜로 이득을 얻는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여 서구권 문화는 상호 의지보다 자립을 확실히 강조한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이들은 자기 운명을 자신이 통제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즉, 고소득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저소득 가정에서 자란 사람에 견줘 자기 삶을 통제한다는 느낌을 강렬히 느끼는 경향이 있다. 여기까지는 좋다. 자율권이라니 대단하지 않은가. 그러나 어떤 사람이 남보다 정말로 유리하다면 어떠한가? 어떤 연구에 따르면 특혜가 있을 때 우리는 자기 능력을 생각하는 방식뿐 아니라 남을 대하는 방식도 바꾼다. 여기에 더해 실험 조사로 봤을 때 우리가 돈을 그저 떠올리기만 해도 지적 성과가 더 나아지고 자립 수준이 더 높아지지만 남을 도우려는 의지는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2. 사람을 이기적으로 만드는 특혜

흥미롭게도 여러 조사에서 참가자들이 미리 짜인 각본대로 일부 참가자에게 남보다 뚜렷이 불공정한 편의를 봐줬을 때 편의를 받은 참가자가 자기 공으로 이겼다고 주장할 때가 많았다.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폴 피프 박사는 한 유명한 조사에서 부동산 독점 게임 '모노폴리'의 축소판을 두 학생이 겨루게 하면서 누가 봐도 한쪽에 유리하도록 규칙을 비틀었다. 특혜를 누린 참가자는 처음부터 돈을 더 받은 데다 자시 차례에 주사위를 하나가 아닌 두 개씩 던지는 등 경기 내내 교묘하게 편의를 더 누렸다.

 

특혜를 받은 참가자는 경기가 진행될수록 목소리가 더 커지고 더 공격적으로 나갔다. 불이익을 받은 경쟁자보다 더 마음껏 군것질을 즐기기까지 했다. 게임을 시작할 때만 해도 특혜를 받는 쪽에서 자기들이 얼마나 부당하게 유리한지 여러 번 말해 놓고도, 막상 게임이 끝난 뒤에는 자신의 게임 운영 기술과 의사 결정력 덕분에 이겼다고 평가하는 참가자가 많았다. 참가자들은 엄청난 편의를 받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기술과 노력 덕분에 이겼다고 여전히 믿었다. 편의를 받은 사실을 속 편하게 잊어버리고, 승리는 당연히 자신의 의사 결정 덕분이라고 확신했다. 이런 현상이 왜 문제일까? 우리 마음이 특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여 주기 때문이다. 분명 마음은 특혜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3. 돈이 당신을 사악하게 만드는가

우리는 성공하려고 애쓰느라 쏟는 노력을 그 과정에서 받는 혜택보다 훨씬 더 잘 안다. 우리가 특혜를 깨닫지 못하는 까닭은 대개 편들기가 아니라 장벽이 없는 형태로 특혜를 경험해서인 것 같다. 노력도 하고 장벽도 없다 보니 이면에 모르는 이야기가 많은데도 자신의 노력 덕에 성공했다고 느낀다. 어찌 보면 특혜를 받는 것은 정말 좋다. 사방을 둘러봐도 나를 가로막을 장벽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도 나와 같은 상황에 있다고 생각할 때 사달이 난다.

 

열심히 노력해 성공하는 것은 멋지다. 그러나 그다음에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이 겪지 못한 차별을 마주한 사람에게 "내가 했던 그대로 해 봐"라고 말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그들도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우리가 특혜 받는 입장일 때는 그것이 부나 기회이든 신체적 재능이든, 교육 기회나 사회적 연줄이든, 어떤 형태이든지 남이 받지 못하는 편의를 우리가 누린다는 사실을 매우 쉽게 잊어버린다.

 

그럴 때 우리는 그들이 울퉁불퉁 험난한 길을 걷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들을 무능하다고 평가하고 만다. 다시 피프 박사의 연구로 돌아가 보자. 이 조사는 흥미로운 데다 '돈이 당신을 사악하게 만드는가?' 같은 제목을 단 기사들 때문에 확연히 크게 보도된다. 그러나 조작된 모노폴리 게임이 현실에서 특혜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스란히 나타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이 분야에서 진행된 여러 조사는 특혜와 체제 정당화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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