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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불변성과 기하급수적 상승

by moneyfreedom 202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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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불변성과 기하급수적 상승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이 변질되는 세상에서는 나눠 쓰는 일이 자연스럽다. 나누지 않고 쌓아두는 사람은 결국 상한 빵, 녹슨 연장, 썩은 과일 더미 위에 홀로 외로이 앉아 있게 된다. 아무도 돕지 않았기에 아무에게도 도움 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돈은 빵이나 과일과도 다르고, 그 어떤 자연물과도 다르다. 태어나고 죽어 다시 태어나는 자연의 순환법칙, 만물이 결국은 그 근원으로 돌아간다는 법칙에서 유일하게 돈만이 예외이다. 돈은 시간이 지나도 변질되기는커녕, 물질성을 벗어나 불변하거나 심지어 이자에 힘입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1. 돈과 자아

우리는 돈을 자아와 긴밀하게 결부시켜 생각한다. 자신의 돈을 자아의 연장으로 여길 정도여서 돈을 빼앗기면 자신의 일부를 뜯기는 것처럼 느낀다. 이렇게 돈은 자연의 순환법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무상함이라는 영적 법칙에도 위배된다. 우리는 시가니 지나도 변치 않고 오히려 불어나는 것을 늙고 죽어 흙으로 돌아가는 자아와 결합시킴으로써 환상을 고착시킨다. 우리는 그럴 수 없음을 알면서도 부를 확대함으로써 자아를 확대해 돈의 불명성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군다. 노후자금을 비축하면서 우리 자신의 소멸을 막을 수 있을 것처럼 군다. 그런 돈이 다른 모든 것들처럼 소멸해 근원으로 돌아간다면 어떨까.

 

우리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돈을 기하급수적 선형적인 것과 거리가 먼 순환적인 자아와 세계에 결부시켜 왔다. 그 결과는 앞에서 말했듯이 경쟁, 결핍, 부의 집중으로 나타났다. 앞서 제기했던 문제, '인간의 선물과 필요를 이어주는 돈이라는 멋진 아이디어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의 답은 많은 부분 이자와 고리대금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고리대금 그 자체는 단독으로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우리가 어느 시점에서 더 현명한 선택을 했다면 달라질 수 있는 것이었다. 고리대금은 객관적 우주 속의 분리된 자아라는 우리의 자아의식과 불가분 하게 뒤얽혀 돈의 진화과정과 나란히 진화해 왔다. 고도로 화폐화된 최초의 사회였던 고대 그리스에서 개인이라는 현대적 개념이 탄생한 것은 우연히 아니다.

 

2. 소멸하는 화폐

돈과 존재의 깊은 관계가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금 우리는 정체성의 심오한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돈이 새로운 자아, 연결된 자아, 상대방의 이익이 곧 나의 이익이라는 상호 연결성의 진리가 실현될 세계에 어울릴까. 이자의 결정적 역할을 고려할 때, 첫 번째 대안으로는 구조적으로 이자가 제거되거나 이자의 반대 개념이 작동하는 화폐시스템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결국 이자는 경쟁과 결핍과 양극화를 초래하므로 이자의 반대 개념은 협력과 중요와 공동체를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이자가 공유자원을 약탈해 얻는 수익을 대변한다면 이자의 반대 개념은 공유자원을 다시 회복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자의 반대 개념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빵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화폐일 것이다. 다시 말해 체션로라고도 알려진 역이자율을 적용받는, 즉 소멸하는 화폐일 것이다. 소멸화폐를 논하기에 앞서 '소멸'이라는 말을 잠시 짚고 넘어가고 싶다. 왜 '소멸'은 부정적으로 들리고 '보존'은 좋게 들릴까. 이런 사고방식은 자연을 초월하고 엔트로피와 혼돈과 소멸을 극복하고, 질서 정연한 과학적이고 합리적 세계를 만드는 것이 인류의 운명이었던 도양의 이야기로부터 생겨났다. 도약의 이야기는 비물질적 영구적 신적인 불명의 영혼이 비영구적 세속적 유한한 육체를 억압하는 분리의 영성과 상보관계였다. 그래서 인류는 육체를 정복하고 세계를 정복하고 소멸과정을 막고자 노력해 왔다.

 

3. 자유화폐란 무엇일까

곡식이나 소 같은 초창기 물품화폐들은 시간이 지나면 소멸하게 마련이었다. 곡식은 썩고 소는 늙어 죽고 심지어 농지도 내버려 두면 황무지로 변했다. 일종의 내재된 역이자율로 인해 소멸 비슷한 현상을 보인 금속화폐 제도도 존재했다. 조악한 예지만 중세 유럽에서 널리 통용된 브락티텐이라는 제도하에서는 주화가 주기적으로 회수되어 할인가로 다시 주조되었다. 영국의 색슨족 왕들은 6년마다 은 페니화를 다시 주조하면서 회수한 주화 네 개당 새 주화 세 개를 발행했다. 동전의 가치가 매년 약 4퍼센트씩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런 제도하에서는 돈을 쌓아두는 것이 손해였기에 돈의 유통과 생산자본 투자가 촉진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제도하에서 필요 이상의 돈을 가졌다면 무이자라 해도 기꺼이 남에게 빌려줄 수 있을 것이다. 돈을 오래 가지고 있으면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제도가 반드시 통화량 감소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군주가 자신의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차액만큼 경제에 투입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역이자는 일종의 세금이었다. 역이자 화폐론의 선구자는 독일계 아르헨티나 사업가인 실비오 게젤이었다. 그는 역이자 화폐를 '자유화폐'라 불렀는데, 그는 지폐 가치의 일부에 해당하는 비용의 스탬프를 주기적으로 지폐에 첨부하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부의 유지비용을 효과적으로 부과하는 것이다. 이런 화폐는 물품화폐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소멸한다. 예를 들어, 1달러 지폐에 매달 1센트짜리 스탬프를 첨부해야 한다면 매년 12퍼센트씩 지폐 가치가 감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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