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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로 대체되는 노동력

by moneyfreedom 2023.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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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로 대체되는 노동력

산업시대가 시작되고부터 사람들은 언제 기계로 대체될지 모른다는 끊임없는 불안 속에 살아왔다. 그리고 실제로 기계가 인간의 역할을 대체해 나감에 따라 불안은 많은 이들에게 현실이 되었다. 완전 고용을 유지하는 길을 오직 성장뿐이었지만, 지금 나는 성장의 종말과 더불어 완전고용의 종말을 말하고자 한다. 먼저 우리를 괴롭혀온 오랜 불안, 즉 우리의 노동력이 기계로 대체된다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1. 인간이 기계로 대체되는 일

기계로 대체되는 일이란 무엇보다 기계와 관련된 일이어야 한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기계화될수록 획일적이고 판에 박히고 규격화된 기계적 성격이 일자리도 점점 늘어났다. 이런 일자리들이 기계로 운영되거나 주로 기계에 의존해 일을 처리하게 된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다. 불안이 더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여기 있다. 즉 우리가 기계로 대체될까 봐 불안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기계가 될까 봐 기계처럼 일하고 기계처럼 살게 될까 봐 두려운 것이다.

 

가장 유명한 반기계운동인 19세기의 러다이트 운동은 이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커크패트릭 세일에 의하면 이 운동은 기계에 대한 맹목적이고 미신적인 증오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은 기계의 적절한 사용을 인정했다. 다만 그들이 분노한 것은 생계수단을 잃어서가 아니라 조잡한 제품, 지루한 작업, 끊이지 않는 위함, 공장의 비인간적 여건 때문이었다. 그들은 노동의 기계화에 저항했던 것이다. 고도로 숙련된 자율적 생산을 위험하고 굴욕적인 공장작업으로 바꾸는 것은 인간적으로서 모욕적인 일이었다. 따라서 자비로운 경제는 많은 진보 정치인들이 생각하듯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제가 아니다. 일단 일자리 자체가 기계적으로 변하면 어떤 의미에서는 이미 늦은 것이다. 비인간적인 일은 차라리 기계가 하는 편이 낫다. 그런데 마치 우리에게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필요하기라도 한 것처럼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경제계획은 얼마나 무의미한다. 왜 우리는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려고 할까? 먹고살 돈이 필요해서라면 케인스가 말한 대로 땅을 팠다가 도로 메우게 하고 돈을 주는 편이 더 낫다. 지금의 경제정책들이 바로 그런 시도를 하고 있다.

 

2. 시간을 지배하는 것

분명 우리는 성장을 줄이고 일을 줄여 에너지를 다른 곳에 써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수단도 있다. 기술이 노동시간을 극적으로 줄여 여가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오래된 약속이 실현될 때가 되었다. 다만 여가라는 말이 주는 소모적이고 가벼운 이미지가 전환의 시대를 맞은 세계와 인류의 절박한 요구에 어울리지 않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우리에게는 해야 할 중요한 일들, 팔릴 만한 것을 생산하지 않아도 되기에 역성장 경제에 부합하는 일들이 엄청나게 많다.

 

다시 나무를 심어야 하는 숲, 돌봐야 할 아픈 사람들, 치유해야 할 지구 전체가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무척 바빠질 것이다. 돈의 흐름, 성장의 강요에 맞서 싸우지 않아도 되는 의미 있는 일을 열심히 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시간의 풍요를 경험하는 진정한 여가는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다. 시간의 부족은 과소비의 이유 중 하나이다. 우리는 가장 근본적인 부, 즉 시간의 손실을 보상받으려고 지나치게 소비하고 있다. 시간은 곧 삶이다. 진정한 부를 이루려면 자신의 시간을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

 

3. 사회배당금이란 무엇일까

상태계와 공유자원을 보호, 확장하는 일에 금전적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성장 없이 돈이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가게 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돈을 불릴 사람에게 돈이 돌아가게 한다는 오늘날 금융의 기본 원칙을 뒤집는 훨씬 더 급진적인 방법도 있다. 즉 모두에게 그냥 돈을 나눠주는 것이다. 이는 1920년 대에 사회신용운동의 창시자인 더글러스 소령이 주장한 '사회배당금' 혹은 '사회임금' 개념이다.

 

사회배당금은 경제적 근거도 윤리적 근거도 충분하다. 여국의 엔지니어였던 더글러스 소령은 마르크스가 그랬던 것처럼 똑같은 것을 목격했다. 즉,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변함에 따라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점점 줄어들어 결국 빈곤, 부의 양극화, 수요 감소로 인한 불황이라는 결과에 이르는 것을 본 것이다. 더글라스가 제안한 개선책은 국민들이 그들의 노동력으로 생산한 상품을 구매하기에 충분한 액수의 법정화폐를 발행해 개개인에게 직접 지급하거나 구매 시 환불해 주자는 것이었다. 이 제안은 생각보다 주류적 사고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2008년 미국의 모든 가구들에 발송된 경기부양 수표도 사회배당금의 한 형태이며 더글라스가 의도한 것, 즉 돈을 쓸 사람에게 돈이 가게 만들어 불황을 막는다는 의도에서 시행된 것이다. 그것은 분명 빈곤층에만 주는 복지 수표가 아니라 모두에게 나눠준 경기부양 수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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